나는 이 기술을 ‘클립 전략’이라고 부른다. 수년 이상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이 전략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 여성은 책 한 페이지를 쓸 때마다 통 하나에서 다른 통으로 머리핀을 옮겼다. 한 남성은 푸시업 한 세트를 할 때마다 캔 하나에서 다른 캔으로 구슬을 옮겼다. 과정을 하나씩 해내는 것은 만족스러운 경험이다. 클립이나 머리핀, 구슬을 옮기는 것 같은 시각적 측정 수단은 우리가 과정 하나를 해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징표가 된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행동을 강화하고, 어떤 활동에 대한 즉시적 만족감을 높인다. 시각적 측정 수단들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식습관 일지, 운동 일지, 펀칭형 고객 카드, 심지어 책의 페이지 숫자까지 광범위하다. 하지만 아마도 그런 과정을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은 ‘습관 추적’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 습관 추적을 이용했는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사람은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2일 것이다. 그는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어딜 가든 작은 노트 한 권을 가지고 다니면서 13가지 습관을 실행했는지 추적했다. 그 목록에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뭔가 유용한 일을 할 것, 하찮은 잡담을 피할 것 같은 목표들이 적혀 있었다. 프랭클린은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노트를 펼쳐 자신이 한 일들을 기록했다. 나중에 프랭클린은 이를 대중화하여 인류에 ‘습관 추적’이라는 큰 선물을 남겼다.
1,6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식습관 일지를 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 배나 더 감량한 것으로 드러났다.5 이렇듯 습관 추적이라는 단순한 행동은 변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또한 습관 추적은 우리를 정직하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행동에 관한 관점이 왜곡되어 있다. 우리는 자신이 한 것보다 더 많이 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측정은 이런 맹점을 극복하게 해주며 실제로 매일 무슨 일을 했는지 알려준다. 통에 담긴 클립들은 한눈에 자신이 얼마나 그 일을 했는지(또는 하지 않았는지) 알려준다. 증거가 눈앞에 분명히 존재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덜 하게 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득이다. 추적은 그 자체로 보상이 될 수 있다. ‘해야 할 일’ 목록에서 한 가지 항목을 지우는 것, 운동 일지에서 시작했음을 표시하는 것, 달력에 X 표시를 하는 것은 만족감을 준다. 결과가 성장하고 있음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투자 포트폴리오 크기가 커지거나 쓰고 있는 원고가 점점 더 분량이 많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기분이 좋다면 참고 견디기도 더 쉽다.
즉, 습관 추적은 ① 우리에게 행동을 일깨우는 시각적 신호를 만들어내고 ② 자신의 발전을 눈으로 보고 이를 되돌리고 싶지 않다는 내적 동기를 일으키며 ③ 성공적으로 습관을 수행하고 기록하는 순간순간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나아가 우리가 원하던 사람이 되어간다는 시각적 증거를 하나씩 쌓아나감으로써 우리에게 즉각적이고 본질적인 만족감을 준다.
먼저, 가능하다면 언제든 측정할 수 있도록 추적이 자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이미 놀랄 정도로 부지불식간에 추적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신용카드 명세서에는 우리가 얼마나 외식을 자주 했는지가 기록돼 있다. 핏비트 Fitbit 앱과 시계는 우리가 하루에 몇 보나 걸었는지, 얼마나 잠을 잤는지를 기록한다. 달력에는 매년 우리가 새로운 장소로 얼마나 여행을 떠났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일단 이런 기록을 찾아냈다면 매주 또는 매달 달력에 추가로 기록해 복기하면 매일 추적하는 것보다는 훨씬 실용적이다.
마지막으로, 습관을 실행하고 나서 즉시 측정한 값을 그때그때 기록한다. 행동이 완료된다는 것은 이를 기록해야 한다는 신호다. 그러면 앞서 언급했던 습관 쌓기 방법과 습관 추적을 다음과 같이 조합할 수 있다. 습관 쌓기 + 습관 추적 = [현재의 습관]을 하고 나서 [습관을 추적]할 것이다. • 영업 전화를 끊고 나서, 빈 통에 클립 하나를 넣을 것이다. • 체육관에서 운동 한 세트를 마치고 나서, 운동 일지에 기록할 것이다. • 식기세척기 안에 접시를 넣고 나서, 내가 먹은 것을 기록할 것이다.
습관은 두 번째 실수에서 무너진다 인생은 필연적으로 어느 시점에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을 방해한다. 완벽하기란 불가능하다. 오래지 않아 긴급 상황이 튀어나온다. 몸이 아플 수도, 출장을 가야 할 수도, 가족이 내 시간을 잡아먹을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나는 간단한 법칙 하나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절대로 두 번은 거르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처음의 실수가 절대 나를 망치지는 않는다.7 하지만 뒤이어 또 실수할 수 있다. 한 번 거르는 것은 사고다. 두 번 거르는 것은 새로운 습관의 시작이다.8 이는 승자와 패자를 구별 짓는 특징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안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고, 운동을 대충 할 수도 있고,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빨리 되돌아온다. 빨리 회복한다면 습관이 무너진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때로는 ‘제대로 하지 않은’ 운동이 가장 중요해지기도 한다. 꾸물거린 날들, 제대로 하지 않은 운동들은 계속해서 이전의 잘한 날들, 좋은 날들에 일어났던 일들과 혼합된다. 단지 뭔가를 하는 것, 스쿼트 열 개, 스프린트 다섯 개, 푸시업 한 개처럼 실제로 한 번 한 일들이 대단한 것이다. 0으로 만들지 마라. 손실이 그동안의 성과를 먹어치우게 두지 마라.
이는 운동을 하는 동안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말이 아니다. 운동을 거르는 유형의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기분이 좋을 때 훈련이 더 쉬워지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원하는 것보다 운동을 훨씬 덜 하
하게 된다 해도 말이다. 체육관에 가서 5분 있는 게 계획의 성과를 높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나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한 가지 측정법, 즉 일일 수익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일부만 보여줄 뿐이다. 누군가 음식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는 게 그 음식을 즐겼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불만족스러웠다고 해도 손님들이 무전취식을 하지는 않는다. 사실 수익만을 측정한다면 음식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해도 홍보나 할인 같은 다른 방법으로 채우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보다는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음식 접시를 ‘다 비웠는지’, 손님들이 팁을 두고 가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같은 것을 추적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데이터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숫자를 과대평가하는 한편 수명이 짧고 소프트웨어적이고 수량화하기 어려운 것들의 가치를 폄하한다. 세상에는 측정 가능한 요소들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뭔가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리하면 습관 추적은 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습관을 기록하고 자신의 발전 상태를 추적하는 것이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측정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발전 상태를 측정하는 많은 방법이 있고, 때로는 그것이 완전히 다른 뭔가로 우리의 시선을 돌릴 수도 있다.
자신의 발전을 어떻게 측정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습관 추적은 우리의 습관을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 간단한 방법이다. 각각의 측정들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자잘한 증거 조각들로, 어떤 일을 잘 완수해냈다는 즉시적 만족감을 안겨준다.
· summary ·
• 우리가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은 과정을 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다.
• 습관 추적은 우리가 습관을 이행했다는 걸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달력에 X 표시를 하는 것, 매일 걸음 수를 확인하는 것 등이 있다.
• 습관 추적이나 여러 시각적 측정 수단들은 어떤 일의 과정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습관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
• 실패의 연쇄 작용을 끊어라. 습관이 계속 작동하도록 노력하라.
• 두 번 거르지 마라. 하루 걸렀다면 가급적 빨리 궤도로 되돌아가라.